▏NAME ▸ Conor Ross
▏AGE ▸ 12
▏GENDER ▸ Male
▏HEIGHT ▸ 140cm
▏WEIGHT ▸ 30kg
▏GRADE ▸ 10점(부정중)
▏THEME ▸ D24142
▏NAME ▸ Conor Ross
▏AGE ▸ 12
▏GENDER ▸ Male
▏HEIGHT ▸ 140cm
▏WEIGHT ▸ 30kg
▏GRADE ▸ 10점(부정중)
▏THEME ▸ D24142
❝ …뭐, 뭘 쳐다봐? 구경났어?! ❞
Appearance ‧ 외관
어둠 속에서도 눈에 띄는 붉은 빛의 머리카락은 적당히 짧게 쳐진 채로 삐죽삐죽 자유분방하게 뻗어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오른쪽 부근에 머리핀이 꽂아져있는데 딱히 고정력은 없어 보인다. 높게 올라간 눈매와 눈꼬리는 사나운 인상을 남기며, 그 속에 자리한 연두빛 눈동자는 적색 머리카락과 대비된다. 언제나 묘하게 인상을 써 부루퉁한 얼굴인지라 척 봐도 성격 까다롭게 생겼다. 왜소한 체격에 드러난 피부에는 잔 상처가 많은 편이다. 의복은 어떻게든 흰 옷을 찾아 입었지만 낡고 해졌으며, 품도 제대로 맞지 않는 것 같다. (쓰레기장에서 뭘 바라는가?) 임시 방편으로 끈을 허리춤에 묶어 옷이 너무 뜨지 않도록 했다.
▎PERSONALITY ‧ 성격
➊ 감정적인 울보
❝ 누, 누가 울었다고 그러는 거야……!! 안 울었어!! ❞
척 보기에도 감정적이다. 희로애락이 쉽게 드러나며 이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자주 욱하거나 분을 못 이겨 눈물을 보이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는데, 어림의 방증인지 불필요한 부품이라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여튼 헤븐즈 레일에 어울리지 않게 감수성이 풍부한 것이, 보면 볼수록 괜히 존 제로에 있는 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기본적으로 솔직하면서도 거짓말을 곧잘 하는데, 티가 다 나서 별 의미는 없다. 그냥 부끄러움이 많아 습관적으로 내뱉는 것 같다.
➋ 겁 많은 사자
❝ 하? 이, 이딴 게 뭐가 무섭, 꺄아아아아아악!!!!!!!!! ❞
쉽게 말해 쫄보다. 콩알만 한 새가슴에, 무서워 보이는 것이나 익숙하지 않은 것에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고 지레 겁을 먹는다. 그럼에도 호승심과 자존심이 강해 벌벌 떨면서도 눈 질끈 감고 시도하는 모습은 용기인지 자기 객관화의 실패인지 구분이 가질 않는다. 도발에 취약하고 조금만 구슬려도 어깨가 높아지는 단순함을 보인다. 더불어 나서기도 좋아하는 성격이라 스스로 재앙을 불러오는 유형이기도 하다. 세상에서 무언가에 굴복하는 것이 가장 싫은 것 같다.
➌ 약삭빠른 기회주의자
❝ 헹, 먼저 먹은 사람이 임자거든? ……어어, 쪼, 쫓아오지마……!! ❞
타고난 기질인지, 살아온 환경이 그리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약삭빠르다. 특별한 신념도 줏대도 없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속된 말로 박쥐라고 보면 되겠다. 자기 다리 뻗을 자리 알아보고 뻗는 것이 기가 막힐 정도다. 강한 자존심과 호승심도 이때다 싶으면 과감하게 접고 들어갈 줄 안다. 필요한 순간에 이성적으로 사고할 줄 알며, 어린 나이임에도 판단과 결단은 뒤처지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속으로는 분하다고 생각하는지 표정에서 다 드러나는 통에 썩 수완이 좋지는 못하다.
▎EXTRA ‧ 기타사항
하나 뿐인 외동. 아버지는 10대 후반 모종의 사건으로 존 제로에 버려졌으며, 어머니는 날 때부터 그곳에서 살던 선원이었다. 솔직히 말해 코너 로스는 원해서 생긴 아이는 아니었다. 존 제로에서 아이가 생겨봤자 쓸모 없는 입이 하나 늘었다는 것 외에 의미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태어난 생명, 애지중지 키우려 노력해 지금껏 살아있다.
존 제로에서 어떻게 살아왔느냐, 하면 기억나지 않는 순간부터 악착같았다. 아버지는 출산 후 몸이 약해진 어머니와 갓난아이를 보살피기 위해서라도 배급은 절대 빼앗겨서는 안되었고, 늘어난 입을 챙겨야 하기에 남의 몫까지 빼앗아 챙기기도 했다. 남의 것을 빼앗다니! 이기적이지 않은가? 물음은 생존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아버지는 작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존 제로에서 의식주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유리 돔 밖의 바람 소리를 전혀 막지 못하는 벽, 차가운 바닥, 지저분한 옷은 위생에 취약하다. 큰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 천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태생부터 건강하게 태어났는지 더 어릴 때부터 잔병치레도 크게 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교육받지 못해 아는 것이 없다. 말은 배웠지만 모르는 단어가 훨씬 많을 것이고, 주어와 목적어의 순서를 헷갈리는 건 다반사다. 읽고 쓰는 것은 훨씬 못하고 수학이나 과학은 소 귀에 경읽기나 다름 없다. 사칙연산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수준이며 가르쳐줘도 쓸데 없다고 생각해 주의 깊게 들은 적이 없다. 그래도 제 이름, 가족의 이름, 남의 이름 정도는 적을 줄 아니 괜찮지 않은가?
좋아하는 것은 갑판 돌아다니기,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기, 밥 먹기, 잠 자기… 그런 일상적인 것들을 좋아한다. 싫어하는 건 무서운 것, 배고픈 것, 무시받는 것, 아무튼 지는 것 등등…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게 더 많다. 기본적으로 코너는 남에게 관심이 많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타인과 함께 보낸다. 아주 가끔은 자신을 감시하는 것 같은 비오스를 역으로 감시하려 쫓아다닌 적도 있다. 물론, 금방 들켜서 모르는 척 다른 곳으로 도망갔다.
코너 로스라는 선원은 어떠한가. 쓸데 없이 기운 넘쳐 존 제로의 곳곳을 배회하는 시간 많은 인물이다. 걸음마를 떼고 뛰기 시작한 순간부터, 뱃머리와 가까운 0층의 한 구역에서 빨간 머리 소년을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그 근방을 매일같이 들쑤신다. 사방이 쓰레기로 뒤덮인 구역에서 자유분방한 영혼을 가둬두기에 갑판은 너무나도 좁았다. 어린 나이인지라 멀리 가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괜히 입술을 내밀고 발치에 채이는 고철 덩어리를 팽 멀리 차버린다. 평범하나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속 마주할 수 있는 작은 일화를 살펴보면 이러하다.
저 건너 판자 아래 사는 필립 할아버지는 글을 읽을 줄 알았다. 꽤 유식해보였는데―코너의 기준이지만, 실제로도 박식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팔 한 쪽이 없었다.― 가끔씩 비오스의 눈을 피해 옛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버려진 책 따위를 주워 읽어주고는 했다. 코너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이 순간을 무척 좋아했다. 어느 날은《빨간 모자》이야기를 듣고, 뭔지도 모르는 늑대라는 것이 무서워 2주 동안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그럴 때마다 아버지와 어머니 품 사이에 쏙 들어가 겨우 눈을 감았다.
늦은 아침에 일어나 뱃머리 한 바퀴를 다 돌고 왔는데도 출발할 적과 똑같이 누운 베로니카 씨가 한참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다가가며 인사했다. “로니! 거기 누워서 뭐 해?” ―답이 들려오지 않고, 가까이 다가간 뒤에야 풀린 동공을 마주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깨를 흔들고, 이마에 손을 대어보자 놀랍도록 차가워 자신도 모르게 꽥 소리를 질렀다. 근처를 순회하던 비오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 다가오더니, 무언가 확인한 후 그대로 베로니카 씨를 들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그 모습은 마치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모습 같았다. 웃을 때마다 코를 찡긋거렸던 베로니카 씨는 그 뒤로 볼 수 없었다.
아버지가 이마와 입가가 찢어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깜짝 놀란 코너와 어머니는 자초지종을 물었으나 아버지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갑판을 전부 제 집처럼 드나들던 코너는 금세 사실을 눈치챘다. 빼앗아간 배급에 대한 보복이었다. 코너는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정당화 하기도 하며, 가슴 한 구석 자그마한 양심이 쑤시기도 했다. ‘하지만 다들 이렇게 살잖아. 빼앗지 않으면 내가 죽는 걸.’
문득 풀린 동공이 떠올라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코너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죽고 싶지 않다, 살아 남고 싶다…. 인간의 본성에 다다르는 욕구는 그 하나로도 목표가 되었다. 저 유리 돔의 금이 벌어져 유독성 공기가 들어오는 상상을 한다. 혹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쇠약해지고, 배를 곯아 움직이지 못하는 상상을 한다. 이는 상상이 아니라 곧 현실이 될 수 있음을 피부로, 호흡으로 느끼고 만다. 그렇게 자리한 두려움은 못내 지워지지 못하고 깊숙이 박힌다.
코너는 이곳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죽음의 파도 소리를 듣는 것이 지겨웠다. 그것에 굴복하고 싶지 않았고, 제 쓸모를 증명하여 보다 잘 살고 싶었다. 하나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여느 때와 다름 없고, 이상은 그저 이상일 뿐인가에 대한 분함이 속에 자리한다. 그리고 쓰레기장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며 살던 나날, 뜬금 없이 소름끼치도록 깨끗한―핏기라는 것이 없어 그저 새하얬다. 꼭 귀신처럼―피부의 비오스가 찾아왔다.
코너는 읽는 것이 서툴러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몰랐는데, 그걸 눈치챈 비오스가 친절하게도 내용을 읽어줬다.―어차피 그런 어려운 얘기는 들어도 모른다는 걸 모르나?― 멀뚱하게 서있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안색이 나빠졌다. 좋은 내용이 아닌가? 눈치를 보다가 코너가 좀 더 쉽게 설명해달라고 하니, 부모님 대신 비오스가 답하기를 “귀하가 이 동의서에 사인하시면, 캣츠 네스트로 이동하여 교육과 실험을 받게 되십니다. 이는 귀하를 새로운 인류로 구성하며, 더 나아가 우리를 이끄는 역할을 맡게 되실 겁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생긴 것치곤 친절한 비오스다. 다만 번뜩 뇌리를 스치는 단어에 눈을 빛내며 말했다. “캣츠 네스트! 거기, 여기 대장들이 사는 곳이잖아! 그럼 갈래!” 존 제로를 벗어날 수 있는 구명줄이 손에 내려온 기분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머뭇거린다. 좋은 일인 것 같은데 왜 그러는 거지? 실험이라는 말이 걸리는 건가? 코너는 알 수 없었지만 기류가 심상치 않았기에 눈치를 보며 기다렸다. 그러는 동안에도 이름 모를 비오스는 1mm도 움직이지 않고 패드에 띄워진 동의서를 내 앞에 보여주고 있었다.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애초에 부모님은 이것이 동의를 빙자한 강제적인 참여라는 것을 알았다. 오직 코너만이 이것을 선택이라 믿으며 운명을 따르는 일이다. 부모님의 허가가 떨어지자 코너는 신이 나서 동의서에 지문을 찍었다. 그 뒤의 일은 제법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안내받은대로 흰 옷―누더기지만―과 잠옷을 챙기고, 담요와 베개를 낡은 가방에 집어 넣고 어머니가 꽂아준 머리핀을 매만졌다.
떠나기 전 갑판 위를 바람같이 날아다니며 모두에게 인사했다. 개중엔 코너와 같이 캣츠 네스트로 향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것에 내심, ‘나만 선택받은 건 아니구나…’ 라는 묘한 실망감을 가졌다. 비오스의 인도에 따라 하층으로 내려가기 전, 부모님과 포옹하고 한참을 울었다는 것은 알 사람은 알 사실이다. 훌쩍이는 와중에도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는지 갑판이 눈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뒤를 힐끔거렸다.
그리고는 설렘이다. 드디어 이 쓰레기장을 벗어난다는 해방감,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한켠으로는 부모님을 두고가는 것에 대한 불안, 그곳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초조, 혹시 나도 로니처럼 버려지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또한 존재한다. 상충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에너지로 만들어낸다면 다이너마이트와 견줄 정도로 복잡한 심정이다.